향수 성분표의 긴 이름들, 자극이 세다는 뜻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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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뒷면 성분표를 보면 「향료」 한 줄로 끝나는 제품이 있고, 리날룰이나 리모넨 같은 이름이 줄줄이 붙는 제품이 있다.
이름이 많이 적힌 쪽을 보고 성분이 복잡하다거나 자극적이라고 읽기 쉽다. 그런데 그 표시는 제조사가 자랑하려고 넣은 것도, 위험을 경고하려고 넣은 것도 아니다. 규정이 이름을 드러내게 한 것이다.
무엇이 왜 표시되는지, 그리고 이 목록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정리한다.

핵심 정의 — 알레르기 유발 착향제 표시
화장품에서 향을 내는 성분은 원래 「향료」라는 한 단어로 묶어 표시할 수 있다. 향 조합은 제조사의 배합 정보라서 전부 공개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
예외가 생긴 것이 2020년 1월 1일이다. 착향제 구성성분 가운데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성분 25종은 향료라는 말 뒤에 숨기지 않고 해당 성분명으로 적도록 의무화됐다.
근거는 식약처 고시인 「화장품 사용 시의 주의사항 및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에 관한 규정」이다.
기준은 함량이다
모든 경우에 적는 것은 아니다. 제품 성격에 따라 기준 농도가 다르게 걸린다.
| 제품 구분 | 표시 기준 |
|---|---|
| 사용 후 씻어내는 제품 | 0.01% 초과 |
| 사용 후 씻어내지 않는 제품 | 0.001% 초과 |
향수는 뿌리고 그대로 두는 제품이다. 즉 0.001퍼센트를 넘기만 하면 이름이 나온다. 씻어내는 제품보다 열 배 엄격한 기준이 걸린다.
그래서 향수 성분표에는 이 목록이 유독 길게 붙는다. 바디워시나 샴푸와 같은 잣대로 비교하면 어긋난다.
이름이 길다고 나쁜 것이 아니다
여기가 오해가 가장 많은 지점이다.
표시 대상 성분 중 상당수는 천연 에센셜 오일에 원래 들어 있는 성분이다. 리모넨은 감귤류 껍질에, 리날룰은 라벤더와 베르가못 계열에 흔하다.
그러니 시트러스나 허브 계열처럼 자연 유래 원료를 많이 쓴 향일수록 목록이 길어질 수 있다. 목록의 길이는 자극의 세기가 아니라 원료 구성을 반영한다.
반대로 「향료」 한 줄만 있는 제품이 더 순한 것도 아니다. 기준 농도를 넘지 않았거나, 표시 대상 25종에 들어가지 않는 성분으로 구성됐다는 뜻일 뿐이다.

이 목록이 실제로 쓸모 있는 경우
표시 제도의 목적은 성분을 평가하라는 것이 아니라 피할 사람이 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쓸모가 분명한 상황이 있다.
- 특정 향에서 반복해 트러블이 났던 경우: 어떤 제품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그 성분표와 새 제품의 성분표를 대조해 겹치는 이름을 찾을 수 있다
- 피부가 이미 예민한 시기: 각질 제거나 레티노이드 사용 중이라면 목록이 짧은 쪽을 고르는 선택이 가능해진다
- 같은 계열인데 유독 안 맞는 향이 있을 때: 취향 문제가 아니라 특정 성분 반응일 수 있다
- 선물할 때: 받는 사람이 향에 예민하다고 알고 있다면 확인해 볼 근거가 된다
장단점 — 제도가 해 주는 것과 못 하는 것
장점은 정보가 열렸다는 점이다. 종전에는 향료 한 줄이라 대조할 방법 자체가 없었다.
단점은 이 표시가 함량을 알려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준을 넘었다는 사실만 알려 줄 뿐, 0.002퍼센트인지 0.5퍼센트인지는 표시로 구분되지 않는다.
그리고 목록에 있다고 누구에게나 반응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알레르기는 개인차가 크고, 대부분의 사용자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표시는 확률이 아니라 가능성을 알리는 장치다.
읽는 순서
- 「향료」 뒤를 본다: 성분명이 나열돼 있으면 그것이 표시 대상 성분이다
- 과거에 문제가 있던 제품과 대조한다: 목록 자체보다 겹치는 이름이 정보다
- 길이로 판단하지 않는다: 자연 유래 원료가 많을수록 길어질 수 있다
- 이상 반응이 있으면 사용을 멈춘다: 성분표는 참고 자료이고 판단은 피부과 진료에서 한다
향 계열별 특징은 향 계열 구분 정리에 있고, 성분이 변하는 조건과 사용기한 표시는 향수 보관법 정리에서 다뤘다. 선물로 고를 때의 기준은 향수 선물 고르는 법에 있다.
표시 의무의 근거는 식약처 고시 「화장품 사용 시의 주의사항 및 알레르기 유발성분 표시에 관한 규정」에 있다. 상위 법령은 화장품법이며, 제품 정보와 회수 이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요약하면 성분표에 이름이 많은 것은 자극이 세다는 뜻이 아니라 표시 기준을 넘긴 성분이 많다는 뜻이다. 향수는 씻어내지 않는 제품이라 0.001퍼센트만 넘어도 이름이 나온다. 목록은 길이가 아니라 겹치는 이름으로 읽는다.
성분표를 보고 향수를 고른 적이 있는지 댓글로 알려 달라. 사례가 모이면 계열별로 다시 정리하겠다.
본 글은 표시 제도를 정리한 것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는다. 알레르기 반응은 개인차가 크므로 이상 반응이 있으면 사용을 중단하고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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